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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해외축구 칼럼

[Opta Analyst] 왜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을 영입했나

토트넘에 합류한 제임스 매디슨.

 

 토트넘의 리빌딩은 슬슬 형태를 갖추어가고 있다. 제임스 매디슨의 영입을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하고자 하는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토트넘 감독인 포스테코글루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팀의 중앙 미드필더 숫자를 기존의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콘테 감독이 3백을 보호하며 공을 탈취하기 위해 활발히 뛰어다니는 2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했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중원에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다. 이는 소위 '럭셔리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물론 매디슨은 이 '럭셔리 플레이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앞서 말했던 '활발한 선수'가 외려 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일지도 모른다. 활동량과 볼 탈취 능력이 괜찮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매디슨이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이 두 요인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매디슨을 2인 미드필더 체제에 활용하는 것에는 리스크가 따르고 그의 장점을 낭비하는 셈이다. 레스터 시티 커리어 초반에 클로드 퓌엘 감독은 그를 가끔씩 딥라잉 미드필더로 활용하기도 했으나, 미드필드의 더 높은 위치에서 그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고 금방 생각을 바꾸곤 했다.

 

 매디슨이 가장 편하게 뛸 수 있는 자리는 10번 롤인데, 공격진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창의적인 플레이가 요구되는 포지션이다. 그러나, 여타 10번 플레이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4-3-3 포메이션의 8번 롤도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에서 매디슨의 포지션은 바로 이 8번 미드필더 자리가 될 것이다. 물론, 그는 3톱 자리에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지난 해에 레스터에서 그랬던 것처럼). 데얀 쿨루셉스키가 해리 케인 옆에 위치하며 토트넘의 주된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했지만, 그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빠졌고 나온 경기에서도 폼이 다소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부재를 메우기 위해 단주마, 히샬리송, 모우라 등의 선수들이 기용됐지만 만족할 만한 대안은 없었다. 따라서 3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디슨의 영입은 쿨루셉스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이 지표는 지난해 매디슨의 팀 내 영향력을 실감케 한다.

 

 매디슨은 이미 완성된 프리미어리그 스타다. 토트넘의 선발 라인업에 무난히 입성할 가능성이 높고 레스터 시절 항상 그랬던 것처럼 팀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줄 수 있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는 매디슨이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10경기에서 평균 0.8골을 넣는 데 그쳤지만, 그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는 평균 1.5골을 득점했다. 거의 2배에 달하는 셈인데, 이 수치가 그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방증한다.

 

 매디슨은 레스터의 중심이었고, 모든 것은 그를 거쳤다. 이는 지난 시즌 팀 내 공격 상황에서의 관여도를 나타낸 수치로 입증 가능하다. 1위는 단연 매디슨인데, 2위 틸레망스와도 16개의 차이가 난다.

 

22/23 시즌 레스터시티 팀 내 공격상활 관여도

 

 이 시점에서 이러한 의문이 들 수도 있다.-"토트넘과 같이 유명 선수들이 즐비한 클럽에서도 레스터 시티 시절처럼 팀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제임스 메디슨이 보완해야 하는 토트넘의 약점은 바로 창의성과 패스 시야이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이후로 토트넘에는 단 하나의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허물 수 있는 미드필더가 부재했다. 주로 케인이 내려와 이 역할을 수행하긴 했으나, 이는 누군가가 케인의 자리로 올라가야 함을 의미한다. 손흥민이 케인의 빈자리를 메우며 찬스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냈었지만(21-22 득점왕), 지난 시즌에는 그의 폼 저하로 인해 파이널 써드에서 토트넘의 공격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매디슨의 존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PL 데뷔 시즌이었던 18/19시즌, 매디슨은 가장 많은 찬스 창출(100회)를 기록했고, 레스터 시티에서 뛸 동안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강등당한 팀에서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9명만이 매디슨보다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매디슨 69회).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가 평균적으로 47.7%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고 38경기에서 무려 22패를 당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기록은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70골을 넣으며 PL 전체 5위였지만, XG값은 57.8으로 레스터시티 바로 위인 리그 8위에 불과했다. 해리 케인의 월드클래스 골 결정력이 이 두 수치의 간극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케인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그의 거취에 대한 온갗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결정력에만 의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고 퀄리티 높은 찬스 창출이다.

 

매디슨의 찬스 창출 맵

 

 위의 그래픽에서 볼 수 있듯이, 레스터 시절 매디슨이 만들어낸 기회의 상당수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데드볼 상황에서의 능력은 토트넘이 그와의 계약을 망설이지 않게 한 요인이었다.

 

 5000가지 이상의 세트피스 루틴을 가지고 있는 토트넘의 세트피스 코치 지안니 비오의 지도 하에 토트넘은 지난 시즌 데드 볼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22/23 시즌 오직 리버풀(17골)만이 토트넘(16골)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더 많은 득점을 터뜨렸다(물론 지안니 비오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세 시즌동안 손흥민이 토트넘의 코너킥 키커로 나섰고, 그러기에 충분한 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말미에는 새로 합류한 페드로 포로가 코너킥을 전담했던 것처럼, 매디슨 또한 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메디슨은 또한 직접 프리킥 키커로서도 팀의 장기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지난 3시즌 동안, 토트넘은 PL에서 가장 많은 직접 프리킥을 시도(69회)했으나, 성공은 단 한 번에 그쳤다(그 중 한 시즌을 2부에서 보낸 브렌트포드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토트넘은 지속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해리 케인에게 프리킥을 맡겨왔다. 매디슨은 PL 데뷔(18/19) 이후로 총 8번의 프리킥을 성공시켰으며, 이 기간동안 더 많은 프리킥 득점을 성공한 선수는 제임스 워드-프라우스(15회) 뿐이다. 매디슨은 케인 대신 프리킥 키커로 나설 전망이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의 공격적으로 위협적인 모습도 포스테코글루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전방 3명의 뒤를 따라 페널티 박스 안으로 움직이는 미드필더의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이는 아스날의 마르틴 외데고르, 맨시티의 일카이 귄도안의 스타일과 유사하다. 즉, 포스테코글루의 미드필더 활용 방식은 아르테타, 과르디올라와 다를 바 없다.

 

 사실, 매디슨은 스트라이커들 뒤를 뛰어 들어가며 움직이기보다는 주로 박스 바깥에서 활동했다. 2018년 레스터시티 입단 이후 오직 데 브라위너, 케인, 손흥민만이 박스 바깥에서 매디슨(9골)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분명히 토트넘은 중거리 슛을 떄릴 수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 그러나 매디슨은 Zone 14(상대 페널티 지역의 바로 앞 부분/아래의 그래픽에서 매디슨이 가장 많은 터치를 기록한 지역)에서 공을 잡았을 때, 중거리 슛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위치에 있는 팀원에게 패스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이러한 능력은 그를 상대하는 수비진을 까다롭게 만든다.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매디슨의 영역별 터치 비율

매디슨은 지난 시즌 EPL에서 10골 9도움, 도합 19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전체 13위에 해당하고, 11-20위 팀들의 선수 중에서는 1위의 수치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오직 6명(매디슨 제외)만이 강등팀에서 19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들 중 대부분은 페널티킥 골들을 많이 성공시켰다(ex-크팰의 앤디 존슨:11 pk골). 반면 지난 시즌 매디슨은 페널티킥으로 단 한 골만을 넣었다. 이러한 요인들로 매디슨이 토트넘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는 이미 클래스를 입증했고, 지난 시즌 고군분투했던 모습들은 새 팀에서의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매디슨에게 투자한 4000만 파운드는 그다지 큰 리스크로 느껴지지 않는다. 

 

 

 

 

Why Tottenham Made Sure They Got James Maddison (theanaly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