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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해외축구 칼럼

토트넘의 새로운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수호신이 될 수 있을까?

 주전 골키퍼이자 토트넘의 캡틴 위고 요리스의 작별 가능성이 높아지며 토트넘의 골키퍼 자리는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다비드 라야, 조던 픽포드, 퀴빈 켈러허 등 수많은 링크가 뜨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됐지만, 이 자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엠폴리의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로 결정되었습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프로필

 

       국적: 이탈리아

 

       전 소속팀: 엠폴리 FC

 

       나이: 26세(1996/10/7)

 

       키: 194cm

 

       22/23 시즌 성적:

 

       리그- 31경기 출장 7 클린시트 39실점 선방률 79.3%
       컵 대회- 1경기 출장 2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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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리엘모 비카리오'라는 이름은 팬분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굵직한 빅 클럽들에서 뛰기 보다는 베네치아, 페루자, 칼리아리와 같은 자국 클럽들에서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그 활약을 인정받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습니다.

장점   비카리오의 장점은 바로 긴 팔다리와 반사신경으로부터 나오는 선방 능력입니다. 수비수들로 인해 시야를 방해받는 박스 안 난전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선방해내는 장면들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1대1 상황에서 영리한 판단을 통해 상대 공격수와의 각도를 좁히는 모습은 압권입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22/23시즌 세리에 A 선방률은 무려 79.3%로, 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합니다. 상대 슈팅의 기대득점값(XG값)에서 실점 수를 뺀 지표에서도 +2.9로 세리에 A 전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수치가 비카리오의 탁월한 선방 능력을 방증합니다. 21/22시즌에는 216개의 슈팅 중 무려 150개의 선방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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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리오의 22/23 시즌 선방 스탯,(출처: FBREF)

  이 선수의 또다른 장점은 바로 크로스 대처 능력입니다. 비카리오의 경기를 보면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영리한 판단으로 무력화시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비카리오는 지난 시즌 총 606번의 크로스 상황을 맞이하여 36번 차단하였습니다(세리에 A 전체 2위). 

비카리오의 22/23 시즌 크로스 대처 스탯(출처: FBREF)

 

 

 

단점   그러나, 비카리오의 패스, 빌드업 능력에는 의문 부호가 달려 있습니다. 엠폴리의 경기들을 보면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소유권을 넘겨주는 경우들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수들은 압박 상황에서 주로 롱킥을 시도하는 비카리오의 경향성에 기인합니다. 지난 시즌 비카리오의 롱킥(40야드 이상) 성공률은 30.3%로, 세리에 A 전체 21위(뒤에서 4위)였습니다. 전체 패스 성공률은 72.3%로, 세리에 A 키퍼들 중 14위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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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리오의 22/23시즌 패스 스탯(출처: FBREF)

 하지만 발밑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평과 라인을 상당히 내리는 엠폴리의 팀 특성상 낮은 패스 성공률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 또한 존재합니다. 비카리오는 또한 지난 시즌 총 923개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에서 세리에 A 전체 5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시즌 엠폴리 후방 빌드업의 한 축으로서 기능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토트넘의 사령탑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과의 궁합?

 

 토트넘은 지난 시즌 중반 팀을 떠난 안토니오 콘테의 후임으로 셀틱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낙점했습니다. 호주 리그, 일본 리그, 호주 대표팀 등을 거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1/22시즌부터 셀틱의 지휘봉을 잡아 지난 시즌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높은 수비 라인과 전방 압박, 그리고 풀백들을 전진시켜 중원 싸움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공략합니다. 높은 수비 라인을 활용한 전술과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압박을 고려했을 때, 후방 빌드업골키퍼의 스위핑 성향이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카리오
다비드 라야
조던 픽포드
위고 요리스

 

기존의 요리스, 그리고 다양한 영입 후보들과 비교해 봤을 때, 비카리오는 지난 시즌 '스위퍼 키퍼'와는 정 반대의 성향을 보입니다. 90분당 OPA(박스 밖에서의 수비적 행동)는 0.71로 전체 20위였고, 골대에서의 평균 수비 거리는 11.5m로 세리에 A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조 하트 스위핑 스탯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활용했던 조 하트와 비교하여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위의 스탯을 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의 높은 수비 라인에 맞춰 조 하트의 위치 역시 골문에서 먼 쪽으로 조정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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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만 본다면 비카리오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궁합은 별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속단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조 하트 패스 스탯

 앞서 비카리오의 빌드업 능력에 대해 설명할 때 그의 롱킥 성공률에 대하여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포스테코글루 체제 하에서 뛰었던 조 하트의 스탯을 보면, 롱킥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는 롱킥보다는 비교적 짧은 패스들이 빌드업의 주를 이루는 셈입니다. 비카리오는 22/23 시즌 롱킥(40야드 이상 패스)을 제외한 패스들을 95.5% 성공시키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롱킥을 잘 활용하지 않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하에서 비카리오가 드러낸 빌드업에서의 약점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습니다.

 

  비카리오의 낮은 스위핑 성향에 대해서는 낮은 수비 라인을 고수하는 엠폴리 전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대변할 수 있습니다.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나, 이 선수가 스위퍼 키퍼로서 좋은 활약을 할 지는 뚜껑을 까봐야 알 것입니다. 

 

총평

 

 다비드 라야, 디오구 코스타와 같은 타 영입 후보들에게 매겨진 가격이 비싸다는 점, 그리고 비카리오의 엄청난 선방 능력을 고려하였을 때 이 키퍼의 영입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술하였듯이 비카리오는 지난 2년간 세리에 A 탑급의 선방 능력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많은 이탈리아 내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발밑과 빌드업 능력이 아쉬운 것은 맞으나 빌드업 좋은 중앙 수비수의 영입이 이루어진다면 새 감독의 전술 하에서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스위퍼 키퍼로서의 역할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